성도님들께서 기도해 주셔서 지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5박 6일간의 휴가를 잘 다녀왔습니다. 원래는 서부로 로드트립을 계획하였다가, 일정을 바꿔서 캐나다에 다녀오게 되었 습니다. 길지 않은 일정이라 동선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올랜도에서 볼티모어로 가는 비행기(감사하게도 저렴한 특가로!)를 이용한 후, 차량으로 뉴욕 - 캐나다 몬트리올 – 퀘벡 - 나이아가라를 거쳐 돌아오는 것으로 정하였습니다. 5일간 1600마일을 달렸으니 꽤 많은 곳을 두루 다닌 셈입니다. 뉴욕을 지나 제가 찾아간 곳은 대부분 가을과 겨울이 유명한 관광지여서 시원하고 서늘한 온도가 좋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이번 여행은 저와 가족에게 색다른 느낌과 쉼을 주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칼럼으로 간단하게나마 여행지 방문기를 남겨봅니다.
뉴욕 맨하탄 다양한 사람들이 복잡하게 섞여 살아가는 대도시 뉴욕.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에서 자본 주의가 주는 로맨틱한 문명을 느끼기에는 밤낮없이 너무도 번잡해서, 빠른 걸음으로 세븐즈 에비뉴와 브로드웨이를 벗어나 보트를 타고 뉴욕 맨하탄의 시작을 알리는 자유의 여신상을 둘러보았습니다. 불편한 마음과 함께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깊이 들었습니다. 머리를 좀 식힐 겸 센트럴 파크를 한참 걷고 나서야 올랜도 촌사람의 기력이 회복되었지요.그리고 늦은 밤, SUMMIT One Vanderbilt에서 본 뉴욕의 골드 빛 스카이라인은 엄청난 장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00여년간 정치/경제/문화/역사 등의 이유로 눈물과 아우성의 삶을 살아가는 인생들의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마음이 어려웠습니다. 제가 그리 부정적인 사람은 아닌데 왠지 모르게 무거운 마음으로 뉴욕에서의 일정을 앞당겨 마무리하고 밤새 달려 캐나다 국경을 넘었습니다.
캐나다 몬트리올 퀘벡으로 가는 길에 1827년 몬트리올 다운타운에 세워진 명소인 노트르담 성당을 잠시 방문했습니다. 화려한 건물양식과 스테인드 글라스의 장식. 강단 중앙에는 여러 성인들의 상들이 웅장하게 들어서 있고, 가장자리 마다 10-40불을 카드로 결제하고 초를 붙여 기도하는 장소와 그 뒤쪽으로는 고해성사 부스가 양쪽에 4-5개씩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당일에는 공연 리허설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프렌치로 불려지는 노래와 어쿠스틱 악기의 소리가 성당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여러 감정이 교차한 저는 다른 관광객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의자 가장자리에 잠시 자리를 잡고 앉아 기도했습니다. 율법에 따른 진리의 시대를 거쳐 십자가를 통한 은혜의 시대를 힘있게 사는 복음의 자유함을 어떻게 하면 더욱 잘 전할 수 있을까 하는 숙제의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퀘벡 역사도시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퀘벡은, 유럽의 아메리카 정착의 주요 단계 중 하나를 설명해 주는 곳으로, 18세기에 건설되었습니다. 뉴 프랑스의 수도였으며 1760년 이후에는 영국의 식민지였답니다. 퀘벡은 절벽을 중심으로 크게 윗마을인 Upper Town과 아랫마을인 Lower Town으로 구분되는데, 어퍼타운은 프랑스를 그대로 옮겨다 놓은 모습이라고 합니다. 캐나다의 작은 프랑스라 불리며 400년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아기자기한 퀘벡의 구 시가지를 구석 구석 걸으며 유럽 감성을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었고, 퀘벡시의 랜드마크인 샤토 프롱트낙(도깨비 호텔)이 좋았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7년전에 방문했던 나이아가라 폭포를 다시 찾았습니다. 경이로운 자연이 설명 없이 만들어내는 웅장함 앞에서 한 없이 겸손해지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자연 앞에 인간이 아무런 방어기제 없이 서 있을 때라야 비로소 삶과 죽음, 하늘과 땅, 천국과 지옥이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을 느끼면서, 여행의 마지막 도착지에서 비로소 큰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습니다.
여행이 주는 새로움에 대한 기대와 익숙함에 대한 안도는 지금의 나의 모습을 확인하고 가야 할 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되지요. 수 년간 수 많은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그려진 곳들을 다니면서, 지나온 엘드림 교회의 흔적들 위에 더 많은 그리스도의 흔적을 만들어 새겨 넣어야 할 이유를 발견하고 다시 올랜도로 돌아왔습니다. 하나님께서 행하실 일들, 그 귀한 흔적을 함께 만들어낼 저와 여러분의 내일을 기대합니다. 목회자의 휴가를 응원하고 배려해주신 교회에 감사드립니다.
2024년 6월16일 엘드림교회 백성지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