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3] 세 가지 감사
지난 월요일 저녁에 올랜도를 출발해서 워싱턴 DC를 방문하고 금요일 저녁에 돌아왔습니다. 왕복 1800마일을 달렸나 봅니다. 출발하는 날에는 하원, 하준이와 번갈아 밤을 새워 운전해서 화요일 오전에 도착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지난달에 이사한 두 딸의 아파트에 필요한 물품을 정리해 주고 두어 시간 잠시 눈을 붙였다가, 곧 바로 성경박물관(Bible Museum)에 다녀 온 후 초저녁부터 깊은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전날밤에 기절한 듯 잠이 들어버린 아빠를 놀리는 아이들의 웃음을 뒤로하고, 수요일 오전에는 DC에서 한 시간 떨어져 있는 메릴랜드로 가서 선배목사님도 찾아 뵙고, 위클리프 사역 차 지역교회를 방문해서 의미있는 만남도 가졌습니다. 오후에 돌아와서야 세 자녀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앉아서 대화도 나누고 저녁식사후에는 각자 준비한 말씀으로 Family Worship Night 시간을 보내며 은혜를 나누었지요. 목요일 아침 일찍 막내 하준이 기숙사 입실을 도운 후, 워싱턴에 있는 몇몇 지인들과 인사를 하고 늦은 오후에야 집으로 향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는 아내와 둘이서 운전을 해야 해서 자그마한 타운의 조용한 호텔에서 하룻밤 자고, 다시 출발해서 금요일 저녁에 무사히 집에 도착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슬그머니 빈 방들을 열어보니, Empty nest라는 말이 드디어 실감이 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허전함 보다는 지금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드릴 감사가 큼을 고백합니다. 아래의 나눔은 자식자랑이 아니라 그 아이들의 인생을 인도하신 하나님을 자랑하는 것이니까, 감사의 간증으로 여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째, 20년 전 이민가방 4개로 시작한 미국 유학생활과 정착의 과정가운데 하나님께서 이루어 주신 수많은 감사의 간증들로 인해 감사합니다. 달라스에 처음 도착했을 때 큰딸 하빈이가 4살, 둘째가 1살. 그리고 하준이는 그 이듬해에 태어났지요. 공부와 사역과 육아를 동시에 해나가며 좌충우돌 만만찮은 현실에 무릎을 꿇고 눈물로 기도하던 날들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모두 장성한 청년이 되었으니, 이제 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이 더욱 듭니다^^. 감사하게도 큰딸은 GWU 학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다니며 현재 학교기관(GWIKS)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이번에 4학년이 되는데 전공하는 공중보건학 석사과정을 동시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막내도 이제 풀장학금 신입생으로 누나들과 같은 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향한 배움의 기회를 얻었으니, 부족한 부모로써 느끼는 감사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둘째, 자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정확히 알고 예배하는 삶을 살고있음에 감사합니다. 돌아오기 전 수요일 저녁에 "가족예배"를 드리면서, 각자에게 주시는 간단한 말씀을 준비해서 나누기로 했지요. 세 자녀가 새 학기를 맞이하며 저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을 가지고 와서 간증과 함께 나누는 모습을 보는데, 마음이 묵직한 감동으로 먹먹해짐을 느꼈습니다. 각자에게 10분의 시간이 주어졌는데, 잘 정리된 내용들로 한 시간 가득 채워진 말씀과 찬양으로 인해 기쁨으로 충만함을 누리며 깊은 감사를 올려드렸습니다.
셋째, 저희부부가 새로운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Empty nest 증후군 같은 자연스러운 허전함을 느낄사이도 없이, 이제는 엘드림교회를 섬기는 일과 함께 위클리프 성경번역사역을 위해 달려갈 때가 된 것 같습니다. 품안의 자녀를 떠나보냈으니, 주어진 사역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에 새로운 기대감을 갖게 되는 감사가 있습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신 건강을 지켜가면서 최선을 다해 사역하겠습니다. 늘. 모두에게. 샬롬!
August 23, Pastor’s Table, 백성지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