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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칼럼 PASTORAL COLU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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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5] 아버지의 마음

성경에는 농부의 마음을 설명하는 비유가 많이 등장합니다.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잘라 버리고 불태워야 한다는 말씀도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한복음 15장에는 포도나무와 가지의 비유가 나옵니다. 또한 마태복음 3장에서는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마다 찍어 불에 던진다는 세례 요한의 경고가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직접 마태복음 7장과 누가복음 13장에서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는 찍어 버린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히브리서 6장에서는 땅이 가시와 엉겅퀴를 내면 버림을 받고 결국 불사름을 받게 된다고 말합니다. 유다서 1장에서는 열매 없는 나무를 두 번 죽어 뿌리째 뽑힌 나무라고 표현합니다. 이처럼 성경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에 대해 매우 단호한 표현을 사용합니다.

 

이번 한 주, 저는 이 말씀을 보다 실제적으로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지난달 올랜도에 한파가 왔던 것을 기억하시지요? 거의 70~80년 만에 찾아온 한파에 집 수도관에는 동파 사고가 일어났고, 뒷마당에 있던 바나나 나무는 검게 얼어 죽어 버렸습니다. 매년 5월이면 풍성한 열매를 맺어서 우리에게 기쁨을 주던 리치 나무(Lychee tree)도 잎이 갈색으로 변하며 죽어가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살려보고 싶어서 서치를 해보니, 지금 바로 자르기보다는 조금 기다렸다가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지난주부터 올랜도의 날씨가 다시 따뜻해지면서 곳곳에서 푸른 새싹이 올라오기 시작하길래 더 늦기 전에 가지를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난 목요일에는 검게 변한 리치가지들을 과감하게 잘라냈습니다. ‘다시 살아날까?’ ‘조금 더 기다려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기다림과 걱정의 마음이 동시에 들었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기다렸다가는 나무 전체가 죽을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죽은 잎과 가지가 남아 있으면 나무가 계속해서 그곳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하려 하기 때문에 결국 나무의 진액이 소모되고 전체가 약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지를 잘라내어 새로운 싹이 나도록 해야 하는 적절한 시점이다 싶어, 톱을 들고 과감하게 가지 들을 잘라냈습니다. 지금 리치 나무에는 잎 하나 없이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매일 아침 나무를 바라보고 앙상한 가지를 살며시 만지며 이렇게 말합니다. “살아나야 한다.” 이번 5월에도 다시 풍성한 리치 열매를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열매를 맺어야 할 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하면 하나님도 과감하게 가지를 치십니다. 쓸데없는 에너지가 낭비되어 나무 전체가 약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불필요한 가지를 잘라냄으로써 새로운 싹에 생명이 집중되도록 하시는 지혜입니다. 주님은 포도원의 농부이십니다. 농부는 나무를 살리기 위해 가지를 자릅니다. 나무를 버리기 위한 행동이 아니라, 오히려 나무를 다시 살리고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한 사랑의 손길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때로는 공들여 쌓아 올린 탑이 무너지는 것처럼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 하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그러나 그것은 탑을 완전히 허무는 것이 아니라, 더 튼튼하게 다시 세우기 위한 과정일지도 모릅니다.

 

혹, 올해를 시작하면서 우리 삶에 열매가 없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면, 하나님 앞에서 과감한 가지치기를 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 순간에는 머뭇거리지 말고 단번에 내려놓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다음 계절에 새로운 열매를 풍성하게 맺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농부의 마음에 비유한 하나님이 마음을 잘 이해하여서 생명력 넘치는 봄을 맞이하는 엘드림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March 15, Pastor’s Table, 백성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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