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12] 풍랑속에서 지키시는 하나님
한 달 전, 봄방학을 맞아 올랜도에 와있던 둘째 하원이의 생일선물로 바다낚시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이천군 형제님이 바다낚시를 즐기시는 터라 도움을 요청드렸는데, 기쁘게 허락해 주셔서 지난 3/14 토요일, 새벽예배를 마친 후 보트를 타고 함께 바다로 나갔습니다.
출발한 곳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SpaceX 발사장 아래쪽에 위치한 작은 항구였습니다. 출발 전부터 날씨가 염려되었습니다. 일기예보가 썩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낚시는 가능할 것이라 판단하고, 약 45분 정도 배를 타고 대서양 쪽으로 나아갔습니다. 저멀리 작은 구름이 보였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바람이었는데, 점점 거세게 불기 시작하더니 배를 정박시키는 것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수심 약 100피트(약 30미터) 지점에서 낚시를 시작하려 했지만, 바람 때문에 배가 계속 밀려났습니다. 그 곳은 물고기들이 모일 수 있도록 바닷속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해 둔 곳이어서, 정확한 지점을 찾아 닻을 내리고 낚시를 해야 했지만, 음파 탐지기로 위치를 확인해도 바람 때문에 그 자리를 유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건강하다고 믿었던 아이들이 하나 둘 배 멀미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빈, 하원, 하준이 모두 심한 멀미로 난간을 붙잡고 구토를 반복하는데…아버지로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제 마음은 울렁이는 파도보다 더 요동쳤습니다. 멀미를 이기기 위해 찬 바닷물에 몸을 담그면 괜찮아질 수 있다는 말에, 아이들이 깊은 바다에 겁 없이 뛰어들기도 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지요. 결국 몇 마리의 물고기만 잡은 채, 우리는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더 쉽지 않았습니다. 집채만한 파도들이 계속해서 밀려왔고, 배가 뒤집힐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아버지로서 아이들을 지켜야 하지만, 제 몸 하나도 가누기 힘들어 무력함을 느꼈고, 아이들은 각자 난간을 붙잡고 고통스러워했지요. 그 가운데서도 천군 형제는 키를 붙잡고 사투를 벌이며 침착하게 배를 조종하고 있었습니다. 큰 파도 하나만 잘못 맞아도 위험한 상황 속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도 뿐이었습니다. 마침내 배가 잔잔한 물가로 돌아오자, 아이들도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그제야 긴장이 풀린 모두는 서로를 바라보며 안도의 숨을 쉬었습니다. “Wow, this is such an unforgettable birthday event!”
거대한 풍랑이 계속해서 밀려오던 그 시간 속에서,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과, 오직 하나님만이 우리의 생명을 지키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분명히 깨달았습니다. 그 위기의 순간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깊이 경험한 후, 하나님의 크심과 우리 인생의 작음을 되새기며 감사의 찬양을 드릴 수밖에 없었지요. 그렇지. 하나님은 그런 분이셨지!
이번 한 주, 여러 국제정세와 이슈들, 그리고 우리 엘드림 가족들의 크고 작은 소식들을 보고 들으며 풍랑속의 기도가 떠올랐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그런 분이십니다. 그렇게 생명을 창조하시고 그렇게 생명을 다루시고 그렇게 생명을 살리시는 그런 분이십니다. 우리의 참 피난처이시며 요새이시며 안전한 포구이십니다. 그러니 우리의 삶에 크고 작은 풍랑이 찾아올 때 그분께로 나아갑시다. 모든 상황속에서 우리를 붙드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만 바라봅시다. 그 하나님을 찬양하며, 오늘도 그분의 보호하심을 기대합시다. 할렐루야!
P.S. 멋진 항해로 감동을 주신 천군형제님께도 다시한번 감사를.
April 12, Pastor’s Table, 백성지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