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17] 시간을 지킵시다
지난 4월에 인도 선교를 갔을 때, 현지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께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시간개념이 없습니다. ‘정확히 이 시간에 봅시다’라는 말을 할 수가 없지요. 그들의 삶의 환경과 문화적인 차이 때문입니다. 도로사정이나 교통혼잡 때문에 약속한 시간에 차량이 도착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더군다나, 애초에 정해진 시간을 지킬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낮기 때문에, 시간을 정하더라도 정한 시간에 만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선교기간 동안 매번 주일예배를 정확한 시간에 시작하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럼에도 불구고 예배가 시작되었을 때, 저는 그들이 온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예배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찬양하는 눈에는 구원의 기쁨에 대한 감격의 눈물이 맺혀 있었고, 표정과 태도 속에는 하나님을 진정으로 사모하는 신뢰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인도라는 특수한 환경속에 서로의 형편을 이해하는 동일문화가 자리 잡고 있기에 시간을 엄격하게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서로간의 불편함이나 부담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미국이나 한국에서 이런 태도로 사회생활을 한다면, 분명 큰 문제가 생길 것입니다.
시간을 지키는 것은 신뢰를 세우는 가장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서로간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지요. 오랜기간 약속을 지키고, 말과 행동이 일치할 때야 비로소 깊어집니다. 정해진 약속 시간을 지키는 패턴이 반복되면 “이 사람은 믿을 수 있다”는 평가를 얻게 됩니다. 반대로,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어도 시간을 자주 어기면 신뢰를 얻기 어렵습니다.
이 신뢰의 원리는 하나님과의 관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예배 시간은 하나님과의 ‘거룩한 약속’입니다. 정해진 예배시간은 단순히 모임의 시작 시각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를 드리기로 정한 시각입니다. 그 시간을 지키는 것은 하나님을 향한 경외와 사랑의 표현이며, 하나님과의 신뢰를 쌓는 행위입니다. 예배 시간을 지키는 사람은 “하나님과의 약속을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신앙의 인정을 받습니다. 주일예배나 기도모임에 늦는 것은 단순히 일정 관리의 실패가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 드릴 수 있었던 귀한 찬양과 말씀의 시간을 잃는 것이며, 공동체가 함께 세워가는 예배의 흐름에도 방해가 됩니다. 정한시간에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는 것은 하나님께 “저는 주님과의 약속을 소중히 여깁니다”라는 고백을 드리는 것입니다
요즘 예배가 시작했는데도, 광고가 끝나고 찬양이 시작된 후에야 예배당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종종 보입니다. 물론 여러가지 이유와 사정이 있겠지만, 중요한 취업 면접이나 국가 시험이라면 그리 늦거나 느긋하게 참석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개 나라의 대통령을 만나도 시간을 반드시 지키겠지요. 하나님은 단순히 높은 분이 아니라, 온 세상을 창조하신 주권자이십니다. 우리가 진심으로 주님을 신뢰하고 사랑한다면, 예배시간을 소홀히 하거나 늦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시간을 지키는 습관은 사람과의 신뢰를 쌓고, 하나님과의 신뢰를 지키는 두 기둥을 함께 세우는 일입니다. 오늘부터 시계를 한 번 더 확인하시고, 이제부터는 적어도 5분 먼저 오셔서 기도로 예배를 준비하며, 하나님을 기대하고 사모하는 우리 모두가 됩시다. 이 작은 마음가짐이 우리의 삶과 신앙을 더욱 견고하게 할 것입니다. 할렐루야!
Aug. 17. Pastor’s Table, 백성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