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9] 혼자가 아닙니다
올랜도 관광청 발표한 자료를 보니, 2025년 한 해 동안 무려 7,670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올랜도를 찾았다고 합니다. 이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관광 목적지라는 뜻이며, 실로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저희 교우들도 여름과 명절시즌이면 한국, 혹은 미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부모님과 형제자매, 친구들을 맞이하지요. 디즈니 월드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안내하고, 함께 식사하고, 며칠씩 손님맞이로 분주한 일정을 보내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저 역시 이곳에서 사역하며, 얼마나 많은 분들이 이 도시를 스쳐가는지 새삼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가는 도시에 살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외로움을 경험합니다. 손님을 치르고 나면 오히려 마음 한 켠이 더 허전해지는 분들도 계시고, 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다고 고백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사람의 숫자가 외로움의 해답이 되지는 못하는 것이겠지요.
성경 속 인물들을 보면, 하나님의 일을 감당했던 이들이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이 외로움이었습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바알 선지자 사백오십 명을 상대로 담대히 싸워 이겼지만, 그 직후 로뎀나무 아래 홀로 주저앉아 이렇게 부르짖었습니다. "주님, 이제는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저는 제 조상보다 나을 것이 없습니다." (열왕기상 19:4, 새번역) 승리의 순간 바로 다음에 찾아온 것은 극도의 외로움과 탈진이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 주님의 사명을 감당하는 일은 본질적으로 외로운 길입니다. 이해받지 못할 때도 있고, 열매가 보이지 않을 때도, 함께 걸어갈 사람이 마땅히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들도 찾아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엘리야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 혼자만 남은 것이 아니다. 바알에게 무릎 꿇지 않은 칠천 명을 내가 남겨 두었다." 그리고 곧이어 엘리사라는 동역자를 붙여 주셨습니다. 주님은 외로운 사역자를 결코 혼자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외로움에도 우리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이 쉬워서가 아니라, 이것이 주님의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그들도 지키게 하여라. 보아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 (마태복음 28:19-20, 새번역) 주님은 명령과 함께 약속도 주셨습니다. "내가 너희와 함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순종하여 나아갈 때, 그 길이 아무리 외로워 보여도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약속입니다. 이 명령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사명이며, 순종은 감정이 아니라 결단의 문제입니다.
지난 주말에 한 선교사님과 두자녀를 만났습니다. 20여년 전 달라스에서 함께 동역했던 목사님 가정입니다. 인도네시아 성경번역 선교사로 파송받아 18년간 사역을 해 오시면서 사모님의 암투병과 함께 어려움을 겪다 아내를 먼저 천국에 보내신 후, 다시 다음사역을 위해 위클리프 본부에 Refresh 훈련을 받으러 오신터에 잠시 저의 가정을 만나 시간을 보냈습니다. 수십 년간 낯선 땅에서 언어도 통하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 홀로 서서 복음을 전하고, 성경을 번역하며 살아오신 분입니다. 그분과 이야기를 나누며 제 마음에 깊이 새겨진 것은, 그렇게 오랜 세월 외로운 자리를 지켜오셨음에도 그 얼굴에 흔들림 없는 평안과 기쁨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분은 결코 그 길을 혼자 걸어오지 않으셨습니다. 주님이 함께하셨고,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동역자들을 붙여 주셨습니다.
저는 이 만남을 통해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일에 외로움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외로움에 짓눌려 멈춰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입니다. 우리 엘드림교회가, 그리고 저 자신이 바로 그런 사람, 그런 교회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끝까지 이 길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 누군가 외로워할 때 곁에 서 주는 그 교회 말입니다. 7,670만 명이 오가는 이 화려한 관광 도시 한복판에서, 우리는 오늘도 조용히 묻습니다. "나는 혼자인가?" 그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답은 언제나 같습니다. "너는 혼자가 아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다."
July 19, Pastor’s Table, 백성지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