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6] “익숙함”이 “바름”은 아닙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변화를 싫어합니다. 몸이 편한 대로 자세가 굳어지고, 그 자세가 습관이 됩니다. 아이들이 아버지의 걸음걸이를 닮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가 살아온 방식이 집안의 분위기가 되고, 물건의 배치까지 그 습관에 맞춰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할 때 불편함과 문제가 생기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몸도, 삶도 이미 익숙한 형태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요추 3-4번 디스크 판정을 받았습니다. 병원에서는 휴학과 수술을 권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기에, 한방 침술과 카이로프락틱의 도움을 받으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젊었을 때는 근력이 허리의 약점을 감당해 주었지만, 이제 나이가 들어가며 근력도 뼈의 영양분도 예전 같지 않음을 느낍니다. 몸을 더 세심히 돌봐야 할 때가 왔나봅니다.
지난 한 달, 이사하며 이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무거운 책을 나르는 일에 2주가량 매달렸더니 허리에 무리가 왔습니다. 누워서 통증을 가라앉힌 뒤 다시 걷고 뛰는 훈련을 시작했고, 철봉 으로 팔과 허리 근력을 세우며 조금씩 회복해 가고 있습니다. 그러는 중에 예상치 못한 것을 깨달았습니다. 허리를 위해서 올랜도로 이주한 이후 8년간 줄곧 스탠딩 데스크로 일해왔는데, 예전 사무실과 집의 왼쪽편에 메인 모니터가 있어 제 몸이 8년 동안 왼쪽으로 틀어진 자세로 적응해 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사한 집의 방은 구조상 모니터를 오른쪽에 둘 수밖에 없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가 아파왔습니다. 몸이 이미 왼쪽으로 편안히 적응한 상태에서 반대로 틀어 업무를 보다보니, 몸이 그것을 낯선 통증으로 받아들인 것입니다. 바로 서 있다고 믿었던 8년 동안, 제 몸은 조금씩 한쪽으로 치우쳐 가고 있었는데, 반대 방향으로 틀어보고 나서야 비로소 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있습니다. 저도 모르는 사이 굳어진 자세, 말투, 행동, 삶의 여러 가지 습관들. 늘 익숙하게 대해왔기에 그 모든 것이 바른 모습인 것처럼 착각하며 살아온 양상 들이 없는지 종종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습관은 스스로를 숨깁니다. 왼쪽으로 기울어 있던 몸이 제게는 지극히 정상으로 느껴졌던 것처럼요. 이를 확인하는 한 방법은 반대의 무언가를 시도해 보는 것이지만, 자신의 경험만으로 해결하기에는 부족하고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곁에는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봐 줄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가족, 배우자, 친구, 이웃들이 내가 좌로나 우로나 치우쳐 있지는 않은지 짚어주고, 함께 바르게 서는 법을 고민해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나 자신을 세우고 돌아보는 시간이 정말 필요합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살피사 내 마음을 아시며 나를 시험하사 내 뜻을 아옵소서 내게 무슨 악한 행위가 있나 보시고 나를 영원한 길로 인도하소서" (시편 139:23-24)
스스로는 결코 볼 수 없는 치우침을, 하나님께서 살피시고 바로잡아 주시기를 구하는 것. 이 소중한 기도가 우리의 모두의 간절한 기도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너무 많은 변화를 한꺼번에 꿈꾸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지금 서 있는 자리에서, 오늘 바로잡아야 할 한 가지를 찾아 조금씩 변화시켜 가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 몸의 균형을 되찾는 데도 시간이 걸리듯, 삶의 균형을 되찾는 일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결코 치우친 채로 내버려 두지 않으십니다. 오늘도 우리를 살피시고 바른 길로 인도하시는 그분을 신뢰하며 걸어갑시다. 할렐루야!
July 26, Pastor’s Table, 백성지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