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에 살면, 특이한 새를 볼 수가 있습니다. 주로 쌍을 이루어 다니는데 가끔 새끼 한 두 마리가 같이 다니기도 합니다. 길고 큰 몸에 긴 부리, 그리고 붉은 색 이마와 검은 색 눈이 무섭게 보일 때도 있지요. 가끔 운전 중에 정차를 하고 있을 때, 이 새의 가족이 지나가기라도 하면 사람들이 그들이 도로를 횡단하도록 기다려줍니다. “무슨 새가 저렇게도 당당하지?” 저도 몇 번 그렇게 기다려 주면서 들었던 생각입니다.
이 새의 이름은 정확하게 “Sandhill Crane”이라고 합니다. 다른 학술적 이름으로는 캐나다 두루미(Canadensis)라 불립니다. 이 새의 종은 전세계적으로 여러 지역에 서식한다 합니다. 한국의 두루미는 주로 저수지 먼 곳에 서식하기에 TV를 통해서나 볼 수 있었던 것 같은데, 올랜도에 서식하는 두루미는 너무나도 친숙하지요. 두루미는 다른 말로 “학” 이라 불려집니다. 20년 이상 장수하고, 암수가 쌍으로 다니는 금술이 좋은 새입니다. 그리고 새끼도 한 마리 혹은 두 마리를 낳아서 잘 키우고, 성장시켜 보내는 새이지요. 올랜도 두루미는 오랜 세월동안 사람들의 별다른 공격을 크게 받지 않아서인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어릴 때 누구나 한번쯤 읽은 이솝우화 중에 두루미와 여우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둘 다 친구로 잘 지내보려고 각자 자신 집으로 초대를 했다가 발생하는 해프닝을 기억할 것입니다. 두 친구 모두 자기 중심적으로 서로 대접할 준비를 하지요. 혓바닥이 있는 여우는 넓은 접시에 스프를 준비해서 두루미를 대접합니다. 반대로 두루미는 여우를 초대해서 긴 주둥이로만 먹을 수 있는 긴 항아리에 음식을 담아서 대접합니다. 분명 잘 해 보려고 했던 일일텐데, 이렇게 상대방이 자신의 상황과 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마음을 바꾸는 일은 참 쉽지 않습니다. 다른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일, 남의 상황을 헤아려 보는 일, 내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다른 이들을 대접하고 배려해 주는 일, 모두가 하나같이 쉽지 않는 일이지만, 오늘도 예수님은 우리에게 도전하라 하십니다. 제자들에게 끝까지 삶으로 본을 보이시며, 끝까지 참으시고, 끝까지 깊은 사랑으로 가르쳐 주셨던 일들을 이제는 우리가 하라 하십니다.
여우에게 긴 항아리에 담긴 스프를 대접하던 이솝우화의 두루미가 올랜도 온 동네를 종횡무진 돌아다니며 자기 중심적인 발걸음으로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이 길어졌습니다만, 우리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았구나 싶습니다. 온 세상이 전쟁의 소식, 금융의 위협과 국제적인 정치와 사회적인 문제들, 그리고 수많은 사건사고들로 소요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는 우리 모두, 주님 안에서 고요한 모습으로 나보다 남을 조금만 더 배려하며 살아갑시다. 주님이 만드신 세상 주님께서 다스리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주님 편에 서서 주님의 방법으로 주님의 때에 이뤄질 일들을 기대하며 선을 행하여야 하겠습니다.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맙시다. 지쳐서 넘어지지 아니하면, 때가 이를 때에 거두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회가 있는 동안에, 모든 사람에게 선한 일을 합시다. 특히, 믿음의 식구들에게는 더욱 그렇게 합시다.”(갈라디아서 6:9-10)
우리 하나님은 그렇게 사랑으로 섬기며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을 좋아하십니다. 코람데오!
2023년 5월14일 백성지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