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고난주간이 되면, 5일간 금식을 합니다. 종려주일이 지난 월요일부터 성금요일까지 물만 먹으며 금식을 하는데, 이유는 단순합니다. 예수님이 수난을 기억하며 조금이라도 그 고난에 참여하는 시간을 갖기 위함 입니다. 올해도 동일한 마음으로 금식에 임했는데, 이번 금식은 저에게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습니다. 보통 수/목요일 정도 되면, 힘이 들어서 금요일 수난절예배 후에 보양식을 하고 주일을 준비하곤 했는데, 이번엔 마지막 날까지 하나님께서 힘을 주셔서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몸은 참 재미있습니다. ‘금식을 한다’ 라고 마음을 먹고 기도하기 시작하면, 몸의 모든 기능들이 금식모드(mode)로 전환됩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당한 금식이 주는 힘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배고픔도 덜 하고, 기력이 없어 뭔가를 못하는 경우도 드뭅니다. 정신이 육체를 조절하게 되지요. 물론 4-5일차가 되면, 다리에 힘도 없고, 걷는 것이 조금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일상생활이 어려울 만큼 힘든 일은 아닙니다. 평소에 금식에 대한 선언 없이 식사시간을 건너뛸 때 하고는 몸의 반응이 다른 것이지요.
올해는 금식과 함께 고난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 성도님들과 매일 아침 6시에 실시간 새벽기도를 진행 했었지요?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유투브 방송이었는데, 저의 부시시한 모습도 한 몫 했겠지만^^; 기술 부족으로 음질과 화질이 좋지 않았음에도, 성도님들이 함께 참여해서 말씀을 나누고 기도할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지난 금요일 수난절 예배도 온라인으로 미리 준비한 영상을 링크에 올려 드렸는데, 각자의 처소에서 예배하며 은혜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별히 이 번 한주. 저의 금식기도 제목 중 하나는, 우리 성도님들이 금식의 유익을 알게 되는 것이었는데, 음식이든 미디어든 그 무엇이든, 절제가 우리에게 주는 유익을 경험하신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금식의 유익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첫째, 영적으로 맑아집니다. 세상의 염려와 걱정들이 사라지고, 오직 하나님만 바라 볼 수 있는 마음이 생깁니다. 또한 생각의 속도와 깊이가 달라집니다. 그리고 삶 자체가 기도가 됩니다. 그래서 영적인 청소가 필요하다 싶을 때면 금식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건강해 집니다. 저도 최근에 부쩍 체중이 많이 나가고, 혈압이나 당뇨 수치도 올라 가고 있었는데, 금식과 운동을 하면서 저의 몸이 다시 Reset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체중이 줄어드니 움직임이 가볍고 좋습니다.
셋째, 죽음과 부활을 잠시라도 경험하게 됩니다. 음식을 먹지 못하면 사람은 결국 죽습 니다. 5일쯤 금식을 하면, 몸은 가벼워지지만 힘이 없어집니다. 그렇게 계속 음식을 먹지 않으면, 몸에 이상이 생기고 신체의 많은 부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힘이 빠져가는 몸은 금식을 끝내고 먹는 죽 한 그릇에 부활을 경험합니다.
이 기쁜 부활절에, 육체가 온전히 죽어서 무덤에 묻혔던 예수님께서 사망권세 이기시고, 다시 살아 나심을 강력하게 기억할 수 있는 방법으로 금식을 추천합니다. 금식에 동참하신 분들께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가 있기를 기대하고 기도합니다. 예수님 다시 사셨습니다!
2023년 4월9일 백성지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