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서는 더위가 조금 늦춰진 듯 하지만, 곧 무더위가 찾아 올 것만 같은 올랜도의 봄을 보내고 있습니다. 집 뒷마당에 작은 텃밭을 만들어 놓고, 이번에는 유실수를 심었습니다. 지난 2월 중순에 방울 토마토 반을 잘라 텃밭에 심었는데…허허 ^^ 그 놈들이 제법 자라서 싹이 텄습니다. 그리고 작년에 심었던 망고 씨앗도 작은 텃밭에서 자라나고 있습니다.
오늘 망고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작년에 먼저 심어 두었던 망고 씨앗이 있었습니다. 그 해에 한 손바닥 만큼 컸고, 잎사귀가 길게 늘어져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특별한 관심을 주지 않고 자연적으로 자라길 바랬습니다. 그런데 관심을 주지 않아서인지 손바닥 크기 이상으로는 자라지를 않았고, 살아 있기는 하지만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지난 12월 추위 때 그냥 두면 죽을 것 같아서 비실비실한 한뼘짜리 망고 묘종을 화분에 담아서 거실로 옮겼습니다. 그리고는 큰 잎을 잘라서 영양분이 골고루 분배되도록 해야겠다 싶어 잎파리 마저도 잘라 버렸더니, 그냥 나무 젓가락처럼 앙상한 줄기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거실에 두고 볼 때마다 얘를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다가 2월 즈음에 뒷 마당에 다시 옮겨 심고는, 낮에는 따뜻한 햇볕과 저녁에는 스프링 쿨러의 충분한 물을 공급하며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보았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네, 죽어가던 앙상한 줄기에서 작은 새싹이 나고 튼튼한 잎이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망고는 올랜도의 기후조건에서 잘 자라는 묘종 중에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고 열매를 먹기 위해서는 최소한 5-8년 정도가 걸린다고 합니다. 어떤 종류는 10년이 지나서야 열매를 먹을 수 있다고 하니, 시간이 참 많이 걸리고 손이 많이 가는 식물인 것 같습니다. 그런 망고가 몇 개월만에 쑥쑥 자라나길 바랬으니,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한 욕심이지요. 망고가 자라가는 것을 보면서, 배우는 점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시간표를 더 정확하게 이해하는 일과 끝까지 포기 하지 않는 일, 그리고 무엇이든 더 큰 관심과 사랑으로 대하는 자세 등입니다.
싹이 난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입니다. 또한 싹을 틔웠다고 해서 성공한 것은 아닙니다. 완성을 위한 시작점에 불과하지요.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시작과 끝을 함께 보시기에 싹을 보시 면서 열매를 가늠하시지요. 곧 겨자씨 비유입니다. 우리의 믿음, 싹을 피웠다면 이제 더 건강하게 자라가야 하지요. 그러기 위해서는 한낮의 더위와 깊은 밤의 추위, 비바람과 갈증을 이겨내고 인내의 과정을 거쳐 자라나고 성장하며 마침내 그 씨앗에 심겨졌던 열매를 마침내 보아야 하지요.
우리는 모두 어디에 심겨진 어떤 씨앗과 같은 사람일까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엘드림 식구들 한 분 한 분의 자리가 궁금합니다. 우리의 마음 밭, 어떤가요? 오늘 하루 이번 한주 무엇을 심고 무엇을 기다리셨나요? 어떤 싹을 틔우고 어떤 믿음의 진보를 이루셨나요? 좋은 토양을 만들어 주기 위해 우리 주님은 오늘도 우리 삶에 개입하시고, 말씀으로 양육하시며 뿌리와 씨앗과 잎과 줄기를 보존해 주십니다. 우리 삶의 열매를 기대하시며 우리의 환경을 열어 가십니다. 뭔가 성장이 멈췄다면, 삶에 돌파구가 필요하다면, 우리의 뿌리를 주님안에 다시금 옮겨 심어 주어진 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내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이런 일 저런 일에 일희일비 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으로 열매를 바라며 매일 다시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신실함을 가져야 합니다.
이번 주일부터 엘드림 찬양팀이 예배 찬양을 인도하며 하나님의 이름을 높여드릴 것입니다. 찬양 중에 부어주실 은혜를 사모하며 함께 기도를 심어주시기 바랍니다. 곧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는 삶 공부가 다시 시작될 것입니다. 말씀을 아는 일에 열심을 내시기 바랍니다. 또한, 매 주 하나님의 마음을 나누고 잃어버린 영혼들을 위해 섬기는 목장모임에 마음을 더욱 담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무엇을 심든지 간에 반드시 심은 대로 거둡니다. 예외는 없습니다. 작지만 가치 있는 일들에 삶을 심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풍성한 삶의 기쁨을 나누고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는 심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셨습니다” (고전3:6) 말씀과 같이 우리, 모든 일에 심고 물 주는데 최선을 다하여, 하나님의 역사를 생생하게 경험하는 엘드림 공동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엘드림 모두를 사랑합니다.
2023년 4월16일 백성지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