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영화를 보고 나서 다음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영화관을 떠날 수 있는 것은, To be continued라는 마지막 노티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너무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그만 영화가 끝나 버리는 순간! 그 끝을 보고 싶은, 그 아쉬움 가득한 마음을 달래는 한 줄기 위로, “To be continued”라는 자막. 우리는 그 한 문장을 품고 그 다음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궁금해 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친 채 극장을 나오곤 합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어남의 기쁨과 죽음의 슬픔이 전혀 맞지 않은 상극이라 생각 되지만, 탄생의 기쁨과 죽음의 슬픔은 To be continued 되어서 “천국소망”으로 연결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장례식을 “천국환송식”이라 하지요. 이 땅에서의 삶이 끝나면, 영원한 천국의 삶이 주어져 있기에, 죽음이 주는 의미란 끝이 아니라, 그 다음 생을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송구영신(送舊迎新)예배”를 생각해 봅니다. 우리 한국교회의 전통이라고 불려지는 “송구영신(送舊迎新)예배”는 지난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를 맞이한다는 의미에서 드리는 예배입니다. 어떻게 보면 좋은 전통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한국교회가 송구영신예배를 드리고 있는 의미 중에는, 지나온 과거와 현재가 힘들고 어렵기 때문에 그 지긋지긋한 어려움을 떨쳐 버리고, 새해에는 새로운 무언가를 시작해 보겠다라는 의지적 열망이 강하게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교회에서는 새해에 주시는 말씀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말씀 뽑기”를 통해 다가오는 해를 기쁨으로 맞이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말씀 뽑기”에 있는 모든 말씀카드 하나 하나가 “축복의 메시지”일 경우가 많습니다. 마치 새해를 맞이하면서 “부적”하나 뽑는 것 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요. 말씀 없이 지내는 것보다 말씀 한 절이라도 붙잡을 수 있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우리가 드리는 예배와 믿음의 동기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일입니다.
우리 엘드림교회는12월 31일, 2021년의 마지막 날에 가정에서 예배를 드립니다. 일차적인 이유로는 장소의 문제 이지만, 그 의미에 관한 것도 이유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한 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을 가족, 친구, 목장, 혹은 개인이 드리는 예배로 하나님께 올려드릴텐데, 12월 31일 10PM. 가정에서, 각 처소에서, 지난 한 해와 새로운 한 해를 연결하는 To be contined의 예배를 온전히 하나님 앞에서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2022년 1월 1일 첫 새벽 6시에 함께 모여 새 아침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립니다.
우리의 인생, 무를 자르듯이 아픔을 잘라내고, 있었던 일을 없던 것 처럼 살아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삶의 아픔을 자신을 성숙케하는 동력으로, 지나간 일을 통해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갈 지혜를 얻는 일은 우리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송구영신”이기보다는 “To be contined”의 영성으로, 우리 엘드림이 시작된 2021년에 이어서 2022년에도 하나님과 함께 하는 “희로애락”을 누릴 준비를 하시기 바랍니다. 그 모든 것을 “감사와 기쁨”으로 맞아 들일 수 있는 넉넉한 성숙함이 우리 엘드림식구들을 더욱 행복하게 할 것입니다. 은혜의 2022년을 맞이하며, 주님 안에서…To be continued!
2021년 12월26일 백성지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