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계절입니다. 아침 저녁 뿐만 아니라 낮 시간에도 그늘 아래에 있으면,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더위를 식혀 줍니다.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에는 짧은 옷을 입고 나가기에 살짝 추위가 느껴지기도 하네요. 올랜도에서 누리기에는 길지 않은 기간이라 그런지, 밖으로 나와 바람을 느끼며 산보나 조깅하는 이웃의 모습도 많이 봅니다. 엘드림식구들도 일상 중에 틈틈히 시간을 내어 여유를 가지고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으신 아름다운 자연을 누려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시원한 바람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우리는 과학시간에 배웠지요. 고기압 저기압의 만남과 따뜻한 기온 차가운 기온의 만남, 그 격차에 의해 바람이 분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런 바람이 정확하게 어디서 생성되어 어떤 방향에서 불어 오는지 우리의 눈으로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지요. 바람에 의해 움직이는 나뭇가지와 같은 물체들의 움직임을 통해 풍향을, 그 이동의 속도를 통해 풍속을 아는 정도. 우리의 몸에 불어와 느껴지는 바람이 이쪽에서 불어 저쪽으로 간다라고 표현하는 정도가 우리가 바람에 대해서 아는 일반적인 지식이지요. 지나쳐 가는 바람. 불어오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바람. 익숙하지만 신기한 자연의 신비입니다.
이번주에 요한복음 3장 8절 말씀을 묵상하면서 바람의 존재와 그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사는 곳에 이런 바람, 성령의 바람이 불기를 소원하는 마음이 강력하게 들었습니다.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를 듣지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성령으로 태어난 사람은 다 이와 같다.”(요3:8) 예수님은 니고데모와의 대화 중에 거듭남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성령으로 태어난 사람에 대해서 말씀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어디서부터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바람과 같은 인생이지만, 하나님은 그 바람의 시작과 끝을 아십니다. 그래서 성령의 사람은 성령의 바람이 있는 곳에 존재합니다. 성령께서 언제 어느 곳에서,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며 역사하실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성령으로 태어난 사람, 성령의 사람”은 성령의 바람으로 타고 존재를 알립니다.
2022 가을. 말씀을 펼쳐보실까요? 바람 불어 좋은 계절에 요한복음은, 우리가 성령의 사람이 되기를 도전하십니다. 이민자로, 어떻게 보면 조금 더 나그네에 가까운 삶을 사는 우리네의 삶 속에서 성령의 바람을 느끼고 그 은혜의 현장에서 기쁨으로 반응하며 주위에 그 즐거움을 전하라 말씀하십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엘드림을 향하여 불어 온 성령의 바람을 각 개인과 공동체 가운데 만끽했습니다. 우리가 인식하든 못하든, 하나님은 바람과 같이 나타나시고 사라지시며 일하셨고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성령의 바람이 사라져 버리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엘드림의 다음스텝에서도 성령님께서 우리를 불처럼 바람처럼 인도하실 것을 기대합니다. 그때 우리는, 성령님께서 인도하시는 일의 주역이 되어서 불확실한 세상가운데 선명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나누는 믿음의 사람으로 함께 서 있을 것입니다. 성령님의 인도하심을 사모하는 우리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우리를 그 흥미진진한 믿음의 자리에 서게 할 것입니다. 우리 함께 서로의 이름을 불러줍시다. “당신은 성령의 사람입니다.” 할렐루야.
2022년 10월9일 주일, 백성지 목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