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8년 전 저의 가족은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텍사스 달라스(Dallas, TX)로 이주해 왔습니다. 5년간의 유학을 계획하고 교회와 가족의 환송을 받으며 떠나오던 날, 인천공항에서 아버지 백오문목사님께서는 온 가족이 두 손을 마주잡게 하고 축복기도를 해주셨지요.“주님. 사랑하는 둘째아들 가정이 멀리 떠납니다…저들의 출발을 축복하소서” 눈물을 감추며 기도해 주셨던 아버지를 뒤로하고 아내와 4살된 하빈이, 돌을 막 지낸 하원이를 들쳐 안고, 이민가방 4개, 아이들 짐가방 2개와 백팩을 이고 끌면서 공항 검색대를 지나던 그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 합니다. 입국수속이 지체되는 바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달라스로 가는 비행기를 놓쳐 버리고, 우여곡절 끝에 시애틀을 경유하여 달라스행 비행기 티켓을 어렵게 구해서 돌고 돌아 달라스 공항에 도착했던 기억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그때만 하더라도, 공항에서 Wifi 인터넷 서비스를 쉽게 사용할 수 없는 시절이었기에 달라스 공항에서 저의 가족을 기다리시던 지인분에게 바로 연락드릴 방도를 찾지 못해서 서로가 기다림에 지쳐있었던 일…모든 서류와 인터뷰 등에 서툰 영어로 동분서주하던 아빠를 기다리며 하루하루 이민생활에 적응해가던 가족들…모든 순간이 긴장과 감사의 연속이었던 그 시절의 모든 풍경에 덧입혀진 은혜의 손길을 다시금 보게 됩니다.
이렇게 시작된 4인 가정의 새로운 여정에 막내 하준이가 함께하게 되면서 다섯식구 백패밀리는 텍사스 달라스에서 3년, 휴스턴에서 9년을 살며 한국으로 돌아가려던 계획을 바꾸어 미국에 정착하게 되었지요. 그리고 7년전 올랜도로 와서 현재의 삶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4살 꼬마였던 큰 딸 하빈이의 대학졸업식에 참석하고 Washington DC에서 올랜도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이 글을 씁니다. 달라스에 도착하고 2주만에 처음 미국유치원에 가던 날, “화장실 가고 싶어요”를 영어로 못해서 수업시간 내내 참다가 집으로 돌아와서야 화장실로 뛰어들어가던 하빈이가 4년간의 대학생활을 마칩니다. 약하고 어리던 꼬마아이가 하나님의 은혜가운데 성장해서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많은 분야에 영향력을 끼치는 자리에 든든히 서가는 모습을 보면서 큰 감사를 느낍니다. 그리고 부족한 부모의 역할에 더하신 하나님의 은혜레 큰 간동을 느낍니다. 이 모든 감사와 감동은 비단 저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닐 것입니다. 자녀들 둔 모든 기도하는 부모에게 주어진 지극히 평범한 간증일테지요.
[고린도전서 3:6-7, 새번역] 6나는 심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자라게 하셨습니다. 7 그러므로 심는 사람이나 물 주는 사람은 아무것도 아니요,자라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1Corinthians3:6-7,NIV] 6 I planted the seed, Apollos watered it, but God has been making it grow. 7 So neither the one who plants nor the one who waters is anything, but only God, who makes things grow.
부모의 손길을 통해 자라는 자녀들의 모든 삶 가운데 섬세하게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생각하니 가슴이 벅찹니다. 우리 엘드림의 모든 가정들에 위탁하신 아름다운 믿음의 자녀들을 오늘도 잘 보살펴 갑시다. 매일 먹이고 입히고 사랑해주는 동안 강건하게 자라게 하실 하나님의 손길을 기대하며 잘 양육합시다. 그들의 인생을 두고 작은 일 하나까지 기도해 줍시다. 저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18년 전 새로운 출발을 축복해 주셨던 믿음의 아버지가 계셨고, 이제 새로운 출발을 눈앞에 둔 딸을 축복해 주는 믿음의 아빠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하셨고, 앞으로도 인도하실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할렐루야!
2025년 5월 18일 워싱턴 DC에서 백성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