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는 살기 좋은 곳이지요. 온 세계 가족들이 버켓리스트로 삼아 방문하고 싶어하는 디즈니 월드/ 유니버셜 같은 휴향시설부터 수상레져가 가능한 스프링스과 아름다운 비치들, 지형의 특성을 따라 개발된 스포츠와 플로리다 특유의 여유로움이 가득 묻어나는 계절의 풍요로움, 경이로운 일출과 일몰의 하늘색은 또 어떤가요? 그런데 이 모든 것들에 더해서 크리스챤이라면 누구나 관심을 가질만한 곳이 올랜도에 또 있지요. 바로 CCC(Campus Crusade for Christ)의 Jesus Film 본부와 성경을 온 세상의 언어로 번역하고 전하는 사역을 담당하는 Wycliffe Bible Translators Center가 그 장소입니다.
지난 목요일, 저와 아내는 Wycliffe Bible Translators Center에 다녀왔습니다. 그날은 2025 봄 소수민족의 언어로 번역된 성경봉헌식 Bible(Scripture) Celebration이 있는 날이었는데, 특히 이번에는 필리핀 “이스낙 공동체”의 성경과, 파푸아뉴기니의 “살리바 공동체”의 신약성경 봉헌식, 그리고 20년만에 완성된 탄자니아 “랑기 공동체”의 성경봉헌식이 있었습니다. 각 나라의 민족이 각 나라의 언어로 말씀을 읽고 듣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축하순서 중에 탄자니아 랑기 공동체의 어린 소녀가 나와서 복음서 한 부분을 암송하는 영상의 장면은 참으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성경”이 얼마나 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헌신을 통해 번역되었 는지 잘 모릅니다. 이미 너무나 쉽게 한글성경을 접할 수 있는 세대였으니까요. 우리나라의 신약성경은 1887년 스코틀랜드 선교사인 존로스와 함께 동역한 한인동역자들에 의해서 번역되었습니다. 구약성경은 1910년에 언더우드, 아펜젤러 등 선교사들과 한국인 학자들에 의해 번역되었습니다. 1938년에 개역성경이 발간되고, 1961년에 개역한글판, 1998년에 개역개정판, 그리고 2004년에 우리교회가 지금 사용하는 새번역 성경이 번역이 되었습니다. 한글로 번역된 신구약 성경책이 우리민족의 손에 들려지기까지 그 오랜시간 자신의 삶을 드려 헌신한 수많은 선교사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성경번역의 역사는 구약의 히브리어, 신약의 아람어와 헬라어에서 70인역의 번역, 라틴어로 번역(불가타역), 1382년에 위클리프가 라틴어성경을 영어성경으로 번역, 루터의 독일어 번역, 1611년에 킹제임스 영어성경의 번역, 그리고 RSV, NIV, ESV(새변역) 성경으로 이어집니다. 참고로 라틴어성경을 영어성경으로 처음 번역했던, John Wycliffe는 경건하게 여겨야 할 라틴어성경을 영어로 번역했다는 이유로 “이단”으로 판정되었습니다. 중풍으로 사망한 그의 이단성을 너무 싫어한 나머지 그가 죽은지 44년이 지난 1428년, 로마 카톨릭의 명령에 의해서 그의 무덤을 파헤쳐 시신을 꺼내서 화형시킨 후에 재를 강물에 뿌렸다고 합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무모한 이야기인듯 하지만, 그 당시에 성경은 특권층에만 주어진 신성한(?) 책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에 그런 만행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는 윌리엄 캐머런 타운젠트(William Cameron Townsend)에 의해 1917년에 세워졌습니다. 그는 과테말라에서 스페인 성경을 판매하던 중에 원주민의 질문을 받게 되지요. “왜 우리 언어로 된 하나님의 말씀은 없나요?”. 그 이후로 세계의 7100개 언어 중 801개의 언어만을 남겨두고 모든 민족이 각자의 언어로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성경번역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제 남겨진 10%의 언어가 번역되어서 모든 민족이 난 곳 방언으로 말씀을 읽고 찬양하는 그때를 사모하며 기다립니다. 다음 성경 봉헌식에는 우리 엘드림 식구들도 모두 함께 참여해서 축제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마라나타!
2025년4월6일 주일 백성지 목사